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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 - 사격·펜싱·양궁…‘금빛사냥’ 짜릿함 나도 한번 맛볼까(240822)
날짜 24-08-22 11:05
글쓴이 최고관리자
조회수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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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이후…사격·펜싱·양궁장 체험객 열기 후끈
13개 금 중 10개 휩쓸며 뜨거운 관심
경기사격테마파크 하루 200명 방문
서울 펜싱클럽도 예약문의 3배 늘어
오래 즐기는 생활체육 자리매김 기대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끝난 지 2주가 지났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은 ‘총·칼·활’의 민족으로 불리며 13개 금메달 중 10개를 양궁·펜싱·사격에서 거둬들였다. TV 너머로 전해진 뜨거운 투혼은 전국으로 퍼졌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체험객이 사격장·양궁장 등으로 몰렸다. 금빛 행진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는 발걸음을 따라가봤다.

‘탕’ 소리와 함께 날아가던 접시가 산산이 부서진다. 총이 철커덕거리며 청색 탄피를 뱉어낸다. 옆방에선 작고 날카로운 공기 소리가 들린다. 이곳은 공기총부터 실탄 사격, 클레이 사격까지 모든 사격 시설이 갖춰진 경기 화성시 양감면에 있는 경기도사격테마파크다. 대한민국 사격대표팀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하면서 이곳에 사람이 몰렸다. 이 테마파크는 초록산 인근 9만9174㎡(3만평) 규모의 부지에 자리 잡은 대형 사격 체험장으로,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금지현 선수(경기도청)의 훈련 장소이기도 하다. 일반 이용객은 관광사격장에서 실탄 권총 사격과 공기소총 사격, 클레이 사격을 체험할 수 있다.

이른 오전 시간이었지만 대기실은 현장을 찾은 체험객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귀마개와 안전조끼를 착용하고서 대기실 자리에 앉아 앞 사람을 지켜봤다. 귀마개는 총성으로부터 귀를 보호하고 조끼는 파편을 막아준다.

친구 두명과 함께 사격장을 찾은 홍다영씨(37·경기 화성)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걸 본 후 직접 실탄 사격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20년간 사격장을 지켜왔다는 이진희 팀장은 “올림픽 효과와 방학 기간이 겹치면서 가족 단위로 사격을 즐기는 인원이 하루 200여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사격장도 마찬가지다. 서울 양천구의 실내 사격장인 목동사격장은 올림픽 호황을 맞았다. 박우진 목동사격장 운영 총괄은 이 현상을 올림픽과 방학 기간, 여성 선수들의 선전 결과라고 분석한다.

“올림픽 이후 2∼3주간 대기 줄이 계속 생기며 하루 평균 200명 넘게 방문했습니다. 여성 비율이 70%가 넘고 유아차를 끌고 오는 분들이 있을 정도예요. 이번에 사격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 중에 어린 여성 선수가 많아서인지 젊은 여학생들도 배워보겠다고 많이 와요.”

관심은 자료로도 나타났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사이트 ‘블랙키위’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 이전 평균 10∼20건에 달하던 ‘실내 사격장’ 일일 검색량은 3일 기준 330건까지 올랐다.

사격장뿐 아니라 실내 양궁장에도 사람이 몰렸다. 파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은 모든 종목을 휩쓸며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거둬들였다. ‘블랙키위’에 따르면 일일 30∼60건 수준이던 ‘실내 양궁장’의 네이버 검색량은 올림픽 개막 후 일일 최대 930건(4일 기준)까지 올라갔다. 검색어량은 각 종목에서 금메달을 취득한 가장 마지막 날짜까지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펜싱은 사브르 종목 남자 단체 금메달을 딴 1일(한국시간)까지, 양궁은 남자 개인 금메달을 딴 4일까지, 사격은 여자 25m권총 금메달을 딴 3일까지 검색량이 올랐다. 현장에서도 인기를 실감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양궁 카페 ‘로빈훗’의 김태훈 사장(47)은 “검색량은 5배, 방문객은 2배 넘게 올랐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호성적을 거둔 펜싱도 뒤를 이었다. 하루 10여건밖에 검색되지 않던 키워드 ‘펜싱클럽’도 1일 기준 390건까지 뛰어올랐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펜싱클럽 ‘펜싱아지트’에 문의하자 한 주에 5건이던 예약 문의가 3배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이곳은 펜싱 장비를 대여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관계자들은 관심이 ‘한철 장사’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주영욱 경기도사격테마파크 행정팀 대리는 “이번에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적 거둬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사격을 한번 해보는 재밌는 스포츠를 넘어서 생활체육으로 오래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정성환 기자 sss@nongmin.com